남산의 부장들 김재규는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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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저장소

남산의 부장들 김재규는 불편하다.

by 영세자영업자 202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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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을 봤다. 눈물이 날뻔했다. 민주화를 위한 김재규(김규평/이병헌)의 어쩔 수 없는 선택 때문에? 웃기는 소리다. 이유는 억울해서였다. 영화도 좋고 적절한 음악도 티 내지 않으며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었다. 특히 풍경이나 카메라의 앵글이 참 좋았다. 하지만 내용은 억울하기 짝이 없다. 왜 우익은 이런 영화를 못 만들까? 그 억울함이 올라왔다.

김재규
영화 속 김재규 김화평을 연기한 이병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고 영화를 곱씹어 보았다. 김재규의 혁명의 이유, 차지철의 기고만장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편협과 독선 이 세 가지 요소가 잘 어우러져 김재규의 대통령 살해 사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영화에서는 그가 마치 민주화를 갈망하고 합리적인 일처리를 하는 중앙 정보부장 일명 남산의 부장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모순점이 있다. 김재규가 민주화를 위해 대통령과 싸운 인물이라면 당시 야당 총 제 김영삼은 민주화를 위해 싸운 '민주화의 신' 정도가 아니겠는가? 반대로 말하면 김재규는 김영삼의 프락치 아니었을까? 미국의 프락치 아니었을까? 민주투사 영웅을 비하해서 열받는가?

아니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라는 말로 배신을 일삼는 무능력한 영화 속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이 더 열받는다.

역사를 논하자는 게 아니다. 분명 박정희와 김재규는 한패?였다. 근데 이제 와 민주화를 위해 대통령 살해? 혁명의 이유가 민주화? 부마항쟁을 몸 바쳐 막은 영웅? 이 논리라면 김재규를 인정하기 전에 우선 김영삼부터 존경심을 가지기 바란다.

그토록 외쳐대는 혁명의 이유다.

아니면 그냥 차지철에 대한 질투심이다.(핵 개발로 인한 미국의 작전이었다는 등 여러 설이 난무하나 영화에서 다루지 않기에 빼겠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뿐이다. 살인은 그 무엇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살인이라는 행위를 정당화시키려 노력한다.

이희준 배우가 연기안 영화 속 곽상천은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

영화가 끝나고 박정희와 전두환에 대한 조롱 섞인 말이 여러 곳에서 들린다. 이 영화는 이미 성공했다. 그 목적이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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